2008년 06월 02일
폭우 속 촛불 문화제 강행

오늘은 참 비가 많이 왔다. 너무 많이 와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빗방울에 하늘이 하얗게 될 정도였다. 천둥 번개에 갈라지는 하늘도 봤다.
처음으로 촛불문화제에 발길을 옮겼다. 이제 곧 기말고사도 다가오고, 학생의 본분도 있고, 걱정해주는 가족도 있지만. 어쨋든 1,500원짜리 일회용 우비와 1,000원짜리 초와 종이컵을 그자리에서 사서 초에 불을 붙였다.
비는 참 많이도 내렸다.
시민들 강제 해산하는 물대포만큼 내린 비에, 한딴엔 이명박을 하늘이 돕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미칠 노릇이다.
아니다. 아니다. 아니라는거 보여주고 싶어서 직접 나섰다.
시민 5,000명 정도가 모여 시청앞에서 시작된 가두행진은 시청, 광화문, 종각, 종로, 태평로, 명동, 서울역을 돌아 다시 시청으로 갔다. 그렇게 두어시간 한바퀴를 돌자 슬리퍼를 신었던 발이 꾸질꾸질해졌다. 빗물에 흙탕물에 흠뻑 젖어버린 내 발등. 미안하다. 조금은 더러운 땅에 태어났지만, 그래도 살기좋게 만들자고 고생하는거니까. 좀만 더 고생해줘. 라고 말하며.
참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더라. 8시쯤 되자 교복입은 여중생 여고생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었고, 퇴근한 회사원들은 서류가방이 비에 젖을라 꼭 안고 있으면서도, 비속을 헤치며, 촛불을 꺼트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들의 입에선 잊어졌었던 민중가요가 다시금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뗏을까. 다섯 살도 안되보이는 아이에게 유아용 우비를 씌우고, 엄마아빠가 함께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아빠의 한 손에는 시위대에게 나눠주기 위한 초코바가 한가득 들려있었다. 곳곳에선 김밥들이 가득한상자들이 보였다. 이제서야 알게된 일이지만, 동호회 같은데에서 돈을 모아 나온듯 했다.
광화문에 이르자 장군상 앞에 닭장차가 진을 치고 있었다. 순간 당황했다. 뉴스에서 보던, 물을 뿜던 괴물이. 그 뒤에숨어 있을것 같아서. 하지만, 시위대는 길을 돌려 다른데로 빠졌다. 폭력진압, 과잉진압 이라며 경찰전경들을 매도하던 것과는 달리, 오늘만큼은 평화시위인것 같앗다. 경찰들은 형광색 우비를 입고, 야광봉으로 시위대를 지휘하며, 안내하며, 통제하며 그렇게 우리와 아닌듯 아닌듯 함께 가두시위에 참여했다. 그들의 손은 시위대를 막고있을 지라도, 그들의 마음은 시위대와 같았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있다.
진행부에서는 여러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방송했다.
김부선.. 이라는 여배우. 난 잘 모르지만, 마약을 했다 하고, 포르노를 찍었던 에로배우라고 했다.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자기는 이명박 안티라고 밝히며 자신이 여기서 생을 다하더라도 이 말은 하고 싶다고 했다. 이명박은 물러나야 한다고. 좋은 일을 할때만 찾아주고, 조금만 잘못하면 마약쟁이에 에러배우라는 손가락질을 하기 일수인 사회에대고 . 그렇게 그녀는 오열을 했다.
또 다시 이어진 자유발언. 일반 시민 같았다. 아니 조금은 특별했다.
그 분은 자기 아들이 몇기 전경대 라고 밝혔다.
엊그제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고 한다. "아빠 나올꺼야?" "...나가야지." "....조심해...."
그렇게 한마디 걱정 가득한 문자를 주고 받고 시위에 참가한 아빠는, 바로 시청앞에서 아들과 맞닥뜨렷다고 한다.
아빠는 시위하고, 아들은 아빠를 진압하는 그 장면. 생각하기도 싫은 실제상황에 눈물이 흘리고 말았다.
이거. 장난이 아니었구나. 남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속 가득 차올랐다.
목터지도록
이명박은 물러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 언론자유 보장하라 고시철회 조중동은 쓰레기다 독재정권 물러가라
이런 말들을 내뱉으면서 두시간 반을 비속에서 떨었다.
공대생이 전해준 문자한통. 쇠고기 협상안 무기한 보류. 다행이야. 다행이야.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고, 잠시 맘이 놓엿다. 이제야 좀 들리냐 명박아?
시위는 가두시위를 포함해 두어시간 짧게 진행됐다. 아쉬움(왠?)을 뒤로한채 집에 가는 길.
어느 기자하게 잡혓다 -_ -
인터뷰해달라는, 노컷뉴스.
흠. -_ - 노컷뉴스니까 편집은 안되겟군 ㅋㅋ 이러면서 - -;
그렇게 한 오분정도 인터뷰 해주고 돌아서니
여기저기 보이는 매체들. 시위대 인터뷰는 이렇게 하는 거엿구나-_-
여튼. mbn, ytn, kbs, 노컷, obs, 등등
많은 매체들이 고생하고 잇었다. 그 중에는 조중동 쓰레기들도 잇겟고.
ytn 에서도 인터뷰 해달랫는데 . 또 해줄걸 그랫나 -_ -
다른데서 햇다고 하니까 아쉬워하던데.
그냥 미친척 하고 kbs한테 인터뷰해줄껄 ㅎㅎㅎ
어쨋건. 곧 대규모 시위가 계속 열린다고 한다. 5일 7일 10일.
시험이라 바쁘겠지만, 나도 최대한 참여해봐야겟다.
대야에 물을 채우는건 쉽지만, 뒤집는건 어렵다.
비록 투표는 하지 않았고, 이명박 정부가 세워졌지만. 그 정부의 노망을 뒤집으려면, 나 하나 중요하니까말이다.
# by | 2008/06/02 23:25 | ♬_일탈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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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 전경 회사원 엄마 아빠 초딩 중딩 고딩 대딩 키워 예비군 다 한마음 'ㅅ'b
그나저나...빗속에서도 했군요...
저도 얼른 나가야겠네요.
그리고 인터뷰는 다다익선 (..;)
대선 딱 한번 나와서 덜컥 붙는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이회창이나 이인제같은 사람들을 보면(...)
게다가 4.9 총선때도 전국적으로 비가 왔는데 이게 결정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어도 젊은층의 투표율을 어느정도 떨어뜨렸다고 볼 수도 있고요.
인터뷰 기대하겠습니다.:)